220115 기사 / '설강화'서 간첩 접선지로 나온 성당 "드라마일 뿐…문제 없다"
/사진=JTBC '설강화'
드라마 '설강화'가 성당을 간첩과 야당 인사의 접선지로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은 가운데, 촬영지를 제공한 성당 측은 사전에 촬영 내용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5일 방송된 '설강화'에는 남파 간첩인 수호가 성당 고해소에서 야당 인사와 만나 회유하고 협박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 장면을 놓고 교단에서는 설강화가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성당을 폄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신자는 방송사에 교구 차원에서 항의해야 한다며 국민청원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촬영지를 제공한 죽림동성당 측은 사전에 설강화의 촬영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촬영지를 제공한 강원 춘천시 죽림동성당 관할 교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촬영은 주교좌본당에서 이뤄졌는데, 설강화 측이 드라마 내용을 사전에 알려주지는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설강화 측은 지난해 여름쯤 주교좌 본당에 촬영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본당에서 촬영 허가를 내줘 하루 정도 촬영을 하고 갔다"고 덧붙였다.
교구 측은 설강화 측에 항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파악한 상황"이라면서도 "드라마는 드라마다. 이미 역사적으로 천주교가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건 명백하기에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송사 JTBC는 논란이 된 장면에 대해 지난달 30일 "극 중 성당을 간첩의 접선지로 묘사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JTBC 측은 "연출상 간첩이 남측 유력 인사를 협박하기 위해 성당에 잠복해 있던 것"이라며 "성당을 간첩과 야당 인사의 접선지로 썼다는 것은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설강화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대선 정국을 배경으로 여대생과 남파 간첩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작 단계에서 주인공이 운동권으로 위장한 남파 간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운동권을 폄훼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극 중 안기부 직원을 '대쪽 같은 성격'의 원칙주의자로 묘사하는 등 안기부를 미화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하지만 '설강화' 방영이 이어지면서 이런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방송사 JTBC 측은 "'설강화'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 안기부 미화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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