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美 LA타임스·英 가디언, 화려한 무대·연출 조명
걸그룹 '블랙핑크'가 K팝 그룹 최초로 미국 대형 음악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2023' 헤드라이너로 나서 주목 받은 가운데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무대 뒷얘기를 전했다.
17일 YG에 따르면, 블랙핑크는 지난 15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인디오의 사막지대 코첼라 밸리에서 헤드라이너로 나서 '코첼라'에 걸맞은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라이프 스타일 등 문화 전반의 트렌드를 교류하는 축제의 장에 맞춰 무대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블랙핑크 무대 세트에서 내내 눈길을 끌었던 건 한옥 양식인 기와지붕이었다.
이에 대해 YG는 "한국 건축 전문가의 자문과 역사적 고증을 거친 한옥 무대 구성으로 전세계 음악 팬들에게 한국 고유의 미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LA타임스는 이날 블랙핑크 무대에 대해 "제니, 로제, 지수, 리사는 코첼라 쿨(cool)과 K팝의 '교묘한 기술'(razzle-dazzle)을 잘 섞어냈다"면서 "'킬 디스 러브', '킥 잇', '하우 유 라이크 댓'를 부를 때 우뚝 솟은 절 지붕(temple roof·기와를 이렇게 표현) 아래에서 움직이며 거대한 무대를 최대한 활용했다"고 봤다.
또 '타이파 걸(typa girl)' 무대에선 뮤지컬 '시카고' 소품을 연상케 하는 대형 깃털 부채를 댄서들이 들고 블랙핑크 멤버들과 합을 맞췄는데 YG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부채춤을 활용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코첼라'만을 위해 준비한 라이브 밴드 편성의 편곡,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와 폭죽, 화려한 무대 연출 등이 더해졌다. YG는 "수년간 YG의 투어를 함께해온 국내 스태프, 세계 프로덕션 전문 인력이 의기투합했다"면서 "24명의 댄서들과 멤버들이 함께 선보인 퍼포먼스는 3개월에 걸친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LA타임스는 "코첼라가 미적, 재정적, 세대 등의 이유로 몇년 전부터 팝과 힙합을 수용하면서 인디·얼트 록 중심의 축제에서는 오랫동안 멀어졌다"면서 "블랙핑크가 가공할 만한 드론 무리를 띄운 후 '핑크 베놈'으로 공연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들의 세트 역시 다르게 느껴졌다. 2018년 비욘세가 코첼라에서 역사를 쓴 이래로 가장 큰 규모, 기술 그리고 강렬함이 이 빛났다"고 평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이번 블랙핑크의 코첼라 무대에 대해 "확실히 헤드라이닝 세트를 위한 스태미너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여부는 산업 지향적인 아레나 팝에 대한 친밀감 그리고 레이저·불꽃놀이·회전하는 조명 뿐 아니라 코러스의 하모니와 정밀한 안무가 내뿜는 열기에 관객의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일부에선 올해 코첼라 첫째 날인 14일 헤드라이너로 올랐던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 팝 스타 배드 버니의 무대를 블랙핑크과 비교하는 시선도 나왔다.
버니는 화려한 무대 구성보다 라틴팝과 고국의 정체성을 알리는데 더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다만 블랙핑크 역시 기와지붕과 부채춤 등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무대에 녹여냈고 객석에서 태극기가 펄럭였다는 점에서 갈수록 무국적성으로 무장하는 K팝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냈다는 평도 나온다.
가디언은 "배드 버니에 비해 블랙핑크는 할 말이 적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이 적다"고 했다.
이날 블랙핑크의 무대는 다른 팝스타들에게도 관심 대상이었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과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 등이 퍼포머가 아닌 관객으로 이날 코첼라를 찾아 블랙핑크 무대를 봤다.
블랙핑크는 오는 22일 '코첼라' 무대에 헤드라이너로 한 차례 더 오른다.
이재훈 기자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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