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人워치] 이영재 테이크원컴퍼니 PD 인터뷰
글로벌 300만 다운…"10~30대 여성 압도적"
"블랙핑크 매력, 게임 담는 것에 많은 노력"
"원래도 블랙핑크를 좋아했는데, 더 팬이 됐습니다."
블랙핑크로 게임 만들었더니…'보름만에 300만 다운로드'
글로벌 걸그룹 '블랙핑크'를 게임으로 만든 이영재 테이크원컴퍼니 PD는 비즈워치와 인터뷰에서 3년 가까이 게임을 개발한 소회를 풀어내며 이같이 말했다.
이 PD는 넷마블몬스터를 거쳐 테이크원컴퍼니에 합류한 게임 개발자다.
그가 개발 총괄을 맡은 '블랙핑크 더 게임'은 두번째로 선보이는 아이돌 게임이다.
앞서 테이크원컴퍼니는 2019년 6월 방탄소년단(BTS)을 게임으로 만든 'BTS월드'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이 PD는 "테이크원컴퍼니는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콘텐츠 장르를 개척하는 것에 집중한 회사"라며 "K-팝 아이돌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은 그런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접근이었다"고 말했다.
게임은 지난달 18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해 현재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에서 출시 보름만에 글로벌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론칭 첫 주말에는 글로벌 24개국에서 게임 분야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중남미에서 특히 인기가 있으며 유저 대부분은 10~30대 여성이다.
게임 제작에는 개발인력 50명을 포함해 1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이영재 PD는 "게임에 실사 콘텐츠를 많이 활용해야해 꽤 오랜 기간 촬영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블랙핑크가 해외에서 바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았고, 코로나19 탓에 실제로 모여서 촬영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겨우 촬영 일정이 잡히면 며칠 동안 전문 세트도 제작하고, 촬영 당일에는 정말 꽤 긴 시간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며 "블랙핑크 멤버들이 힘든 내색 않고 열심히 촬영에 임해줘 굉장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원래도 블랙핑크를 좋아했지만 그래서 더 팬이 됐다"고 말했다.
일반 게이머도 겨냥했지만…"블랙핑크 매력에 집중"
블랙핑크 멤버들은 게임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 PD는 "로고나 캐릭터 디자인뿐만 아니라, 독점 콘텐츠에 있는 콘셉트, 의상, 무대, 게임 내 디자인 등 대부분의 디자인에 멤버들의 의견이 게임에 오롯이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말 다양한 콘셉트의 독점 사진과 영상을 다수 준비했다"며 "일상생활부터 시즌 그리팅, 다양한 활동, 특별 콘셉트 등이 사진과 고화질 영상, 음성 외에도 크로마, 메이킹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권의 화보처럼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블랙핑크 더 게임은 육성 퍼즐 SNG(Social Network Game)장르로, 고퀄리티 독점 콘텐츠와 게임성도 갖춘 것을 내세워 아이돌 팬과 캐주얼 게임 팬 모두를 겨냥해 출시됐다.
이 PD는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을 포함해 북남미, 동남아, 유럽, 아랍권까지 고루 퍼져 있는 팬덤에 주목했다"며 "블랙핑크의 코어 팬층뿐만 아니라 라이트 팬덤, 캐주얼 게이머까지 타깃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게임 내용도 그래서 팬덤과 일반 게이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향성을 갖추고 있다.
게임은 블랙핑크가 아직 데뷔하지 않았다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프로듀서가 된 유저가 이를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PD는 "전작인 BTS월드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뮬레이션 형태로 진행됐다면, 블랙핑크 더 게임은 스토리텔링 기반에 캐주얼하게 즐기는 게임성을 강화한 형태이고, 이에 가장 적합한 장르가 육성 퍼즐 SNG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일반 게이머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면 기존 팬덤의 니즈와는 다른 방향일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 PD는 "일반 게임 유저를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지만, 게임 자체는 근본적으로 블랙핑크의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일반 게임 유저도 이 게임을 통해 블랙핑크만의 스토리와 세계관, 압도적인 비주얼에 자연스럽게 팬이 되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까닭에 게임을 개발할 때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지점도 블랙핑크 자체다.
그는 "엔터 IP 게임은 실사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팬덤이 좋아하는 콘텐츠 IP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며 "블랙핑크의 아이덴티티를 담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의상, 콘셉트, 게임 방식과 장르 등을 담으면서도 게임성을 강화하는데도 공을 들였다"고 했다.
테이크원컴퍼니는 타깃 유저가 '3D 아바타 커스터마이징'과 '댄스 모션', '이모지', '스케쥴 퍼즐' 등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정식 출시 이후에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 PD는 "블랙핑크 더 게임에는 아바타를 직접 커스터마이징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상공간인 '블랙핑크 월드'가 있다"며 "다양한 국가 사람들이 플레이하다보니 언어적인 소통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직접 꾸민 캐릭터를 다른 유저에게 선보이고 이모티콘, 모션, 미니게임을 활용하는 등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저사양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유저도 고려해 서버를 구분하고, 저사양 기기 이용자 대상의 채널도 지원한다.
블랙핑크 다음 게임도 준비…"IP 게임사 입지 굳힌다"
현재 이 게임의 핵심 비즈니스모델(BM)은 멤버를 성장하고 육성하는 지점에 있다.
영상이 포함된 포토카드와 매니지먼트 육성에 필요한 재화, 유저들이 서로 소통할 때 사용되는 코스튬, 이모지, 댄싱 모션 등도 BM에 해당한다.
이런 구조에서 블록체인, 코인, NFT(대체불가토큰) 등을 활용한 추가적인 BM도 고민할 수 있다.
이 PD는 "사업으로 추진 가능한 모든 내용은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아이돌 기반 게임이라는 점에서 해당 아이돌의 인기와 게임의 수명이 연동될 것이란 전망도 고민 중 하나다.
이 PD는 "아이돌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 웹툰, 소설 등 모든 IP 기반 게임들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며 "장수하는 게임들 또한 다양한 IP로 확장하는 것처럼 블랙핑크 더 게임도 예능·영상 콘텐츠, 부가사업, 혹은 다른 장르 콘텐츠로 무한한 확장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테이크원컴퍼니는 이번 게임뿐 아니라 차기작도 착실하게 준비해 콘텐츠 IP 게임 전문 제작사로 입지를 굳힌다는 구상이다.
그는 "블랙핑크 더 게임은 1차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 이후 곧 독점 OST와 뮤직비디오를 게임 내에서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또 다른 대형 엔터 IP를 활용한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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