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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의 첫 단독 콘서트는 세익스피어의 연극 대사로 시작했다. 그리고 무대 위에 있던 발레리나가 마치 세익스피어의 연극 ‘한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요정처럼 춤을 추며 제니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콘서트는 제니의 강렬한 비주얼과 호소력 있는 보컬 그리고 노래 한 곡 한 곡이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 인상적인 무대로 꾸며졌다. 함께 보러간 Z는 제니 첫 단독 콘서트를 어떻게 봤는지 물어봤다.

X재국 : 제니 콘서트 어땠어?

Z연우 : 제니의 첫 솔로 콘서트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는 ‘감상했다’기보다 ‘경험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 공연 시간은 1시간 조금 넘었지만, 짧은 시간에 엄청 많은 내용의 깊은 꿈을 꾼 것처럼 그 몰입에서 헤어 나올 틈도 없이 계속 집중해서 볼 수밖에 없었어요. 스크린에 띄워졌던 ‘온 세상은 무대일 뿐이고, 모든 사람은 단지 연극을 할 뿐이다’라는 문구가 이번 제니의 콘서트를 잘 설명했던 것 같아요. 시작 전엔 커튼으로 가려져 있는 게 정말 연극 같았고, 또 끝났을 땐 커튼이 닫히고 영화처럼 엔딩크레딧을 보여주는 게 콘서트에선 많이 보지 못한 거라 생소했어요. 그리고 제니가 사소한 디테일에도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고 의미를 부여했는지 알 수 있었죠. 그래서 공연이 끝나고도 공연 중간중간에 남겨놓은 디테일, 힌트들로 제니가 어떤 걸 표현하고자 했을까 고뇌하게 되고 그 퍼즐이 맞춰졌을 때 제니의 공연이 더 흥미롭고 감동이 느껴졌어요. 

X재국 :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는?

Z연우 : 레트로한 스크린으로 그 시절 스타같은 제니의 ‘만트라’와 실제로 보니 더 파워풀해 보였던 ‘라이크 제니’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오프닝 무대에서 거울을 마주보고 불렀던 ‘스타트 어 워’도 좋았는데 그 노래를 부르고 있는 제니와 그 옆 무용수들도 예술적이었어요. 일반적인 댄스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지만, 무용이 노래를 더 살려준 것 같아요. 또 무용과 어울리고 무용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제니의 노래가 더 의미있고 색다르다고 느꼈어요. 제니가 흥을 올리기 위해서 노래에 맞게 댄서들과 같이 춤을 춘다기 보단, 곡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댄서들과 합을 맞추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무대를 보고 나서 곡이 더 와닿게 들리고 인상 깊은 예술작품의 월텍스트를 다 읽어보고 싶은 것처럼 제니의 곡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의상도 거의 모든 무대를 조금씩 바꿔 입어서 계속 새로운 기분이었어요. 보통의 콘서트는 오프닝 한두곡 하고 멘트를 하는데 제니의 콘서트는 시간을 많이 끌지도 않고 계속 바로 다음 무대가 이어져서 잠깐의 쉴 틈도 없이 무대에 쭉 몰입하게 됐어요. 분위기가 다른 노래라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체인지가 되는 것도 신기했어요. 콘서트는 그냥 라이브로 공연 하고, 관객들과 다 같이 노래를 즐기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제니의 콘서트는 그 외에도 더 많은 예술과 의미를 담고 있어 ‘콘서트’라는 하나의 단어로만 정의하기 아까울 정도였어요. 드라마의 OST를 들을 때 그 노래가 나온 드라마의 장면이 떠오르는 것처럼, 앞으로 제니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번 콘서트에서 보여준 각각의 무대가 떠오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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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재국 : Z세대가 제니를 좋아하는 이유는?

Z연우 : 제니가 본격적인 솔로활동을 하기 전에는 제니의 패션이나 무대에서의 실력이 제일 돋보였는데, 솔로 활동으로 제니가 원하는 음악을 하고,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다 보니 그런 예술성을 보고 제니를 더 사랑하게 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블랙핑크의 제니가 노력으로 쌓아온 커리어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아티스트 제니가 자신의 경험과 비전을 사람들에게 공유해 주는 거죠. 그런 와중에 또 항상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을 절대 잊지 않고 더 챙겨주는 모습도 감동스러워요. 이번 솔로앨범 ‘루비’를 시작으로, 제니의 새로운 음악 커리어가 어떻게 더 이어질지 벌써부터 기대돼요. 

콘서트를 보는 내내 제니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했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특수 효과도 별로 없이 제니의 카리스마로 꽉 채워진 시간이었다. 제니가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단순한 후크송이나 사랑 타령을 하는 노래가 아닌 뭔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을 발표하고 팬들이나 대중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노래를 발표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제니의 첫 솔로 콘서트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처음으로 홀로서기를 하는 콘서트가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제니의 음악 방향과 제니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로 꽉 채워진 위대한 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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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이재국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컬투의 베란다쇼’, ‘SNL코리아 시즌2’, 라디오 ‘김창열의 올드스쿨’ 등 다수의 프로그램과 ‘핑크퐁의 겨울나라’, ‘뽀로로 콘서트’ 등 공연에 참여했다. 2016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서는‘아빠왔다’, ‘못그린 그림’이 있다. 이연우 양은 이재국 작가의 딸로 다양한 재능을 가졌으며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대한민국 평범한 청소년이다.


김은구(cowboy@edaily.co.kr)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241/000342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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