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16) 호주 외신 / 블랙핑크 콘서트는 명불허전이었다
블랙핑크의 라이브는 명불허전이었다.
지난 몇달 동안 전세계를 종횡무진하던 블랙핑크. 이 4인조가 드디어 호주에 왔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얘네 라이브 진짜 끝내주더라.
불이 꺼지고 히트곡 '뚜두뚜두'의 비트가 시작되는 순간 쿠도스 뱅크 아레나에 운집한 수많은 팬들은 그들의 포로가 되고 말았지.
지수, 제니, 로제, 리사는 팬들을 자유자재로 조종했고 팬들도 꼭두각시 인형인 양 기꺼이 그들을 따를 기세였어.
두시간 넘게 블랙핑크는 세련된 노래들로 팬들을 매료시켰는데 믿지 못하겠지만 실제 공연이 어떤 유튜브 동영상보다도 뛰어났어. 타이트한 안무 대신 자유롭게 팬들과 어울리는 즐거운 시간들도 있었고.
하지만 멤버들이 각자 솔로 무대를 가질 때야말로 블랙핑크의 진가를 볼 수 있는 순간이었지.
고향에 돌아온 로제는 시드니 관객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는데 (로제는 멜버른 출신이야) 'Coming Home'과 비틀즈의 'Let It Be'를 포함하는 놀라운 메들리로 관객들의 사랑에 답했어. 로제의 목소리는 진짜 대단했고 유튜브 동영상이나 팬캠으론 그 대단함을 알기 어려울 거야.
로제가 목소리가 대단했다면 리사는 춤이 대단했어. 리사는 관객들을 매료시키기 위해 굳이 노래를 부르거나 랩을 할 필요도 없었어. 리사가 메인 댄서인 이유가 있더라고. 얼마나 스웨거가 넘치던지.
그 다음은 지수였는데 지수가 진짜 서프라이즈. 지수는 귀엽거나 허당기가 있는 쪽으로 유명한데 할 땐 하더라니까. 제드의 'Clarity'를 커버하면서 지수가 고음 처리하는 걸 들으니 소름이 돋으면서 지수가 왜 아직 솔로 곡이 없는지 의문이 들더라. 이미 넘칠 정도로 준비가 되어있건만.
마지막으로 제니의 솔로 무대인데 이건.... 평타는 쳤다고 해야 하나?
다른 세 멤버의 무대는 완전 소름이었는데 제니 때는 그렇지 않았어. 이거 참 이상해. 제니의 춤과 노래는 완벽했고 다른 멤버들과 같이 공연할 때 그녀 파트에선 죽여줬거든.
그녀가 솔로로 데뷔한 유일한 멤버라 너무 기대가 컸나? 아니면 그 전 세 멤버들의 무대 때문에 너무 눈이 높아져서? 어쩌면 내가 제니 솔로 공연을 너무 많이 봐 더이상 놀랍게 느끼지 못하는걸까? 빡빡한 투어 일정 때문에 제니가 지친 때문일까?
팬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보면 나처럼 느끼는 사람은 소수인 거 같은데, 아무튼 나는 제니 무대는 개선이 필요한 거 같더라고.
하지만 제니 솔로 무대를 수정하는 건 마치 다빈치 그림에 손대는 것과 같겠지. 이미 충분히 훌륭한데 뭐가 잘못인지 찾는 건 지극히 어려울 테니까.
그런 생각에 잠긴 것도 잠시. 아무튼 제니 솔로 무대에 뭐가 부족하든 간에 제니는 블랙핑크의 나머지 무대로 넘치는 즐거움을 줬어.
콘서트가 이렇게 훌륭했던 건 물론 멤버들 역할이 크지만 최고였던 무대 디자인과 블랙핑크의 노래에 라이브 연주로 활기를 불어 넣어준 밴드도 큰 역할을 했어.
올 한해 여러 좋은 공연들이 있었지만 지수, 제니, 로제, 리사의 무대는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뛰어난 공연 중의 하나일 거야.